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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쌍계사 맛집, 미국에서 온 고모가 좋아한 찻잎마술·쌍계수석원식당

by ssjgfamily 2026. 8. 6.

미국에서 생활하는 고모네 식구들이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저희 하동집에도 초대해 4일 정도 함께 지냈는데, 며칠을 머물다 보니 가까운 곳에서 어떤 음식을 대접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침과 저녁은 집에서 함께 먹었지만 점심만큼은 하동 근처 맛집을 찾아다녔습니다. 그중 고모가 특히 좋아했던 곳이 찻잎마술과 쌍계수석원식당이었습니다. 하루는 차를 활용한 색다른 한식을 먹고, 다음 날에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비빔밥과 전을 맛보았습니다. 고모는 이틀 연속 점심이 맛있다며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오랫동안 미국에 살면서 정갈한 한국 음식이 많이 그리웠다고 하셨습니다. 그 두 곳을 한번 소개합니다.

1. 찻잎으로 차린 특별한 한 상, 하동 찻잎마술

찻잎마술은 예약이 빨리 차는 곳이라 고모네 가족이 오기 전에 미리 예약했습니다. 쌍계사 부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식당 주변으로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 도착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있습니다.

일반 주택을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실내를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자리에 앉으면 작은 잔 두 개에 녹차오일과 녹차꽃꿀이 나옵니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라 무엇인지 여쭤보니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직접 맛보니 은은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인상적이었고, 한번 더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메뉴는 방문 인원에 따라 2인 세트, 3인 세트, 4인 세트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기본 반찬이 작은 접시에 하나씩 놓이기 시작하자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감탄했습니다. 한 접시에 담긴 양은 많지 않았지만 평소 보기 어려운 반찬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한 밥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는 고운비빔밥이었습니다. 간장에 비벼 먹는 비빔밥으로, 위에는 들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습니다. 재료의 색이 잘 드러나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고, 간이 세지 않아 들깨의 고소한 맛을 천천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본 반찬 중에서는 찻잎튀김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찻잎을 튀긴 음식이 낯설었지만 바삭한 식감과 은은하게 남는 향이 좋아서 제가 거의 다 먹었습니다.

고모는 황태포푸라기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잘게 찢은 황태와 여러 재료를 녹차가루에 버무린 음식이라 전체적으로 초록빛이었습니다. 고운 비빔밥과 나란히 놓으니 같은 비빔밥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과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고모도 초록빛 비빔밥을 보며 깨끗하고 건강해 보인다고 좋아했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나물과 반찬이 정갈하게 나오는 한국 밥상을 많이 그리워했다고 했는데, 찻잎마술의 음식이 고모의 입맛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큰 아이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음식은 삼겹살 간장조림인 별천지찜이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장조림과 비슷했지만 일반적인 장조림보다 간이 순하고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차와 나물을 활용한 음식이 아이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었는데, 별천지찜은 부드러운 고기반찬이라 편하게 먹었습니다. 아들은 여러 음식 중 별천지찜이 가장 맛있다며 고기를 먼저 골라 먹더군요.

찻잎마술은 차를 음식으로 색다르게 경험해 보고 싶은 분이나, 자극적이지 않은 한식을 좋아하는 분에게 잘 맞을 것 같습니다. 

2. 계곡 물소리와 함께 먹는 쌍계수석원식당

다음 날 점심에는 쌍계수석원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한 번 찾아간 여행 맛집이라기보다 저희 가족이 오랫동안 다닌 단골 식당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방문해서 이제는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저희 가족을 잘 아십니다.

쌍계수석원식당은 입구부터 일반 식당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름에 들어간 수석처럼 입구와 실내 곳곳에 신기한 모양의 돌이 전시되어 있고, 나무와 오래된 물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이곳에 들어갈 때마다 돌 앞에 멈춰 섰습니다. 동물처럼 보이는 돌도 있고, 산이나 사람 얼굴을 닮은 듯한 돌도 있어서 식탁까지 가는 데 한참이 걸리곤 했습니다. 지금도 식당에 들어가면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돌부터 구경합니다.

식당 바로 앞에는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저희는 위쪽 공용주차장을 이용합니다. 차를 세워 놓고 식당가를 따라 조금 걸어 내려오면 주변 풍경도 천천히 구경할 수 있어 오히려 편했습니다.

쌍계수석원식당에는 실내 자리와 계곡 쪽 자리가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한여름보다 공기가 선선한 늦가을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계곡을 향해 놓인 의자와 테이블에 앉으면 바로 옆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는데 시원합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물소리가 계속 들려 여행지에 와 있다는 기분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저희 가족은 보통 비빔밥과 감자전을 기본으로 주문하고, 때에 따라서 부추전을 먹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온 고모네 식구들과 감자전과 파전을 주문했습니다. 고모는 두 가지 전을 모두 무척 맛있게 드셨습니다. 전을 찢어 나누어 먹으며 이틀 연속 점심 메뉴가 정말 좋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아들의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감자전입니다. 일반적인 감자채전처럼 감자를 가늘게 썰어 만든 모양이 아니라, 감자의 형태가 느껴지는 슬라이스 방식에 가깝습니다. 안쪽은 쫀득하면서 가장자리에는 바삭한 식감이 남아 있어 아이도 잘 먹습니다.

감자 특유의 담백한 맛이 살아 있어 파전이나 부추전과 함께 주문해도 서로 맛이 겹치지 않았습니다. 바삭한 가장자리를 먼저 골라 먹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 어릴 때부터 이곳을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계곡 가까이에서 비빔밥과 전을 먹고 싶은 가족이나, 쌍계사 주변에서 편안한 한 끼를 찾는 분에게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야외 자리를 이용하고 싶다면 날씨를 살펴보는 것이 좋고, 주차는 위쪽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조금 더 편합니다.

3. 미국에서 온 고모에게 대접한 하동의 두 가지 밥상

찻잎마술은 녹차오일과 녹차꽃꿀부터 시작해 찻잎튀김과 녹차를 활용한 비빔밥까지, 하동의 차를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음식마다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간이 강하지 않아 재료의 맛을 천천히 느끼기 좋았습니다.

쌍계수석원식당은 비빔밥과 감자전처럼 익숙한 한국 음식을 계곡 옆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특별한 조리법만을 앞세우기보다 정겨운 공간과 물소리, 오랫동안 다닌 식당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이 매력으로 남았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고모에게 어떤 식사를 대접해야 할지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틀 동안 서로 다른 하동의 밥상을 맛보고 연달아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까운 곳에 좋은 식당이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다음에 고모네 가족이 다시 하동집을 방문한다면, 이 두 곳은 자연스럽게 다시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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