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차를 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섬진강 드라이브를 갑니다. 그러면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가 신기하게 풀립니다. 하동 섬진강 드라이브 코스를 찾고 있다면, 평사리부터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이 가장 좋습니다. 섬진강을 따라서 펼쳐지는 풍경은 단조롭지 않고 다이내믹합니다. 차 안에서 밖을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특히 벚꽃이 피는 계절일 3월 말에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힐링이 되는 드라이브 코스를 하고 싶다면 참고하세요.
평사리 들판에서 시작하는 드라이브
드라이브는 보통 악양과 평사리 일대에서 시작합니다. 하동의 풍경을 보기 시작하기 딱 좋은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넓게 펼쳐진 들판과 함께 하동 특유의 느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평사리 들판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봄에는 푸르고,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같은 장소라도 매번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구간에서는 속도를 내기보다는 천천히 풍경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평사리 쪽으로 가다 보면 커다란 배모양의 건축물이 나오는데 메인 도로를 가지 않고 배모양의 건축물 아래로 지나가 보세요. 메인 도로가 생기기 전에 있던 옛 도로인데 하동의 구석구석을 느껴보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평사리 들판은 단순히 넓기만 한 게 아닙니다. 섬진강과 지리산이 만들어낸 하나의 걸작입니다. 들판은 약 80만 평이 넘는 규모로 펼쳐져 있는데, 주변 지리산 능선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고 섬진강이 옆으로 흐르는 모습은 풍수지리학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이곳이 선택된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자연의 모습이 토지 이야기와 겹쳐지면서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의미를 갖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앞에 글에서 추천한 동정호와 최참판댁을 한번 들렸다가 가는 것도 좋습니다.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핵심 드라이브 구간
평사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구간이 이어집니다. 이곳이 바로 하동 드라이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로 한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반대쪽으로는 산이 이어지면서 풍경이 계속 바뀝니다. 저는 매번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글을 떠올립니다. 그 책에서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풍경이 이어지는 글'로 표현하고 있는데 제가 그런 길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섬진강을 "거칠지 않고 조용하게 흐르는 강"으로 묘사하였는데 딱 그 표현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창문을 살짝 열고 달리면 강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강은 조용히 흐르고 그 옆으로는 작은 마을과 들판이 이어지며 지리산 능선이 겹겹이 쌓인 풍경이 늘 인상 깊습니다. 특히 벚꽃 시즌에는 이 길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도로 양옆으로 벚꽃이 터널처럼 이어지면서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대표축제로는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입니다. 아래 정보를 참고하세요.
- 기간 : 2026년 3월 27일 ~3월 29일 (3일간)
- 장소 : 화개장터 & 십리벚꽃길 일대
- 입장료 : 무료
쌍계사로 이어지는 마무리 코스와 소요시간
화개를 지나 쌍계사로 들어가는 길은 풍경이 강에서 산으로 바뀌는 구간입니다. 이곳은 십리벚꽃길로도 유명하며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이 이어집니다. 평사리에서 화개, 쌍계사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는 30~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물론, 벚꽃 시즌이나 주말에는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생각 없이 왔다가 차가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는 아예 마음을 놓고 창문을 다 열고 손을 내밀고 꽃을 한번 잡아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단순히 이동하는 개념보다는 중간중간 멈추고, 내려서 걷고, 풍경을 즐기는 코스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도 요즘은 일부러 시간을 넉넉히 잡고
천천히 움직이는 편입니다. 만약에 밀리는 게 너무 싫다면 절대로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하면 안 됩니다. 솔직히 저희는 너무 분비는 기간은 피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벚꽃은 꼭 한번 봐야지 싶으면 저녁 8시쯤 갑니다. 저녁에도 핀조명들이 나무 아래에 설치되어 있어서 하얀 꽃들이 빛에 반사돼서 더 예쁜 색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는 인근 커피숍에 들러 커피나 차를 마시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벚꽃 시즌에는 오전 8시 이전 방문 추천
- 주말에는 공영주차장 이용 후 도보 이동
- 평일 오후 시간대가 가장 한산함
- 비 오는 날도 운치 있어 추천
하동의 섬진강 드라이브는 화려한 관광 코스는 절대 아닙니다. 소비보다는 천천히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고 강과 산을 아우르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처럼 마음의 여유를 얻고 싶을 때,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이 길을 한 번 달려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힐링을 하고픈데 사람이 많은 건 싫다면 꼭 시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3월 말과 4월 초는 조금 피하시고 오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