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은 한 번 가면 되겠지?라고 많이 생각합니다. 저도 아이들이 없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광양에 살면서 여수 아쿠아플라넷을 수십 번 드나들다 보니까, 갈 때마다 느끼는 게 다릅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말마다 딱히 갈 곳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아쿠아플라넷으로 부담 없이 향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분들이 놓치기 쉬운 것들, 제가 여러 번 가보면서 느낀 포인트들을 공유해 봅니다.
인어공주 공연, 시간확인 후 관람
여수 아쿠아플라넷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당연히 여러 가지 공연 시간표입니다. 이걸 모르고 들어갔다가 공연을 놓치면 입장료가 아깝지요. 여수 아쿠아 플래닛에서의 인어공주 수중 퍼포먼스는 대형 수조를 무대로 진행되는 공연인데, 보통 12:20, 13:20, 14:20, 15:20, 16:20 식으로 1시간 간격으로 매일 4~5회 운영됩니다. 계절마다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꼭 사전에 확인하면 좋습니다. 중요한 점은 앞자리에서 공연을 보려면 최소 10분 전에는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저희 가족이 갈 때마다 그 공연의 스토리가 바뀐다는 게 저는 신기했습니다. 단순히 인어가 헤엄치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매 시즌 다른 스토리라인이 있고, 음악과 수중 조명이 합쳐지면서 완성도가 상당합니다. 아이들도 좋아해요. 제가 직접 여러 번 봤는데, 어른도 집중하게 되는 공연입니다. 실제로 공연이 끝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박수가 터져 나왔을 만큼 관람객 반응도 좋습니다.
수중 퍼포먼스(Aquatic Performance)란 잠수 훈련을 받은 퍼포머가 산소 장비 없이 수조 안에서 연기와 동작을 수행하는 공연 형식입니다. 일반 쇼와 달리 수압과 시야 제한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난도가 높고, 그만큼 완성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는 아쿠아리움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공연 자리 옆에는 카페도 붙어 있어서 커피 한 잔 들고 앉아서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아이들이 공연에 눈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입장하자마자 공연 시간부터 확인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벨루가와 오션라이프 만찬 보기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규모는 총 전시 면적 16,000㎡ 이상으로, 약 300종 이상의 해양생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은 이곳에 갈 때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 정도의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마음만 먹으면 와서 볼 수 있다는 점에 감탄합니다. 저도 이 규모에 처음엔 실감을 못 했는데, 막상 지하부터 지상 전시 구역까지 연결된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2시간은 후딱 지나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공연과 체험까지 포함하면 3시간은 여유 있게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는 자주 방문하다 보니 요즘은 아예 주제를 하나 정해서 갑니다. 오늘은 벨루가만 보자고 하면, 그 앞에 앉아서 30분 넘게 멍하니 바라보다 나옵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냥 흰 고래겠거니 했는데, 막상 수조 앞에 서면 말이 없어집니다.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실루엣, 살짝 미소 짓는 듯한 표정이 있어서 바다의 천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벨루가(Beluga Whale)는 북극해와 아북극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소형 고래류로, 유연한 경추 구조 덕분에 고개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래입니다. 이 경추 유연성(Cervical Flexibility) 덕분에 사람처럼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관찰되고, 그게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합니다.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알래스카 일부 지역 벨루가 개체군은 거의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좁은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벨루가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우리 둘째 아이는 " 엄마, 벨루가는 바다가 좋을 텐데."라는 뼈아픈 말을 하더군요.
오션라이프 만찬은 저희 아이들이 유독 좋아하는 섹션입니다. 피라니아(Piranha) 수조에 고깃덩이를 넣으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장면인데, 섬뜩하기도 하지만 자연의 먹이 사슬을 생생하게 실감하게 됩니다. 피라니아는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군집 사냥 본능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죽은 먹이나 작은 물고기를 주로 먹으며 인간을 직접 공격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하네요. 하지만 섬뜩함은 어쩔 수 없었고 뒷걸음질이 쳐집니다. 야광의 해파리들도 신기하고 바다거북도 신기했습니다. 바다거북 전시는 특히 다른 아쿠아리움과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여수 아쿠아플라넷은 멸종위기종 바다거북의 보호와 인공부화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곳인데, 실제로 국내에서 바다거북 인공부화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곳입니다. 국내 해양보호생물 지정 현황에 따르면 바다거북 7종 모두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방문 전에 꼭 챙겨야 할 실용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전 온라인 예매 시 현장 구매 대비 약 1,000원 할인 적용
- 관람 소요 시간: 기본 2시간, 공연·체험 포함 시 3시간 이상 권장
- 인어공주 공연 시간: 약 1시간 간격, 하루 4~5회 운영 (앞자리는 10분 전 착석 권장)
- 주차장은 제법 넓은 편이며, 외곽 구역에 주차하면 입구까지 걷는 길에 소형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전 구역을 돌아보는 것이 맞지만, 두 번째부터는 오늘의 메인을 하나 정해서 깊게 보는 방식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는 게 저희 가족의 경험입니다. 벨루가 앞에서 30분을 보낸 날이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이었습니다. 아쿠아플라넷은 서두르지 않아야 진짜가 보이는 곳입니다. 짧게 여러 번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히 한 번 둘러보는 관광지로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가장 보고 싶은지 하나만 정해서 가보시길 권합니다. 벨루가든, 인어공주 공연이든, 오션라이프 만찬이든, 그 하나에 집중했을 때 아쿠아플라넷의 진짜 매력이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