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과 가까이 살다 보니 시간이 날 때마다 주변 여행지를 하나씩 찾아가 보게 됩니다. 어느 평일, 한적하게 자연을 느끼고 싶어 휴가를 내고 남편과 와온해변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와온해변을 유명한 일몰 명소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도 갯벌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날 남편과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 방향으로 약 6km를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이 길이 왜 남파랑길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1. 일몰 명소로만 알았던 와온해변의 낮 풍경
와온해변은 일몰 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해 질 무렵에만 예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낮에 도착해 보니 갯벌에 햇살이 반짝이는 모습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남편과 저는 걷다가 멈추고, 또 조금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했습니다. 특별한 조형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큰 관광시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갯벌과 바다, 멀리 보이는 섬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오래 바라보게 되는 풍경이었습니다.
와온마을은 지형이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마을 앞쪽으로는 여자만과 순천만이 이어지고,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실제로 걸어보니 갯벌 위에서 움직이는 작은 생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짱뚱어가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점처럼 보였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계속 움직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한참을 들여다보며 질문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와온해변의 매력은 시간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비치느냐에 따라 갯벌의 색이 달라졌고, 물때에 따라 같은 장소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간조 때는 갯벌이 끝없이 펼쳐지고, 만조 때는 잔잔한 바다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와온해변은 잠깐 사진만 찍고 지나가기보다, 조금 머물며 변하는 풍경을 보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2.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직접 걸어본 길
이번에 남편과 걸은 길은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 방향으로 이어지는 구간이었습니다. 전체 거리는 약 6km 정도로 아주 짧지는 않았지만, 길이 크게 험하지 않아 천천히 걷기 좋았습니다.
초반에는 갯벌을 옆에 두고 걷는 데크길이 이어졌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바다 냄새와 갯벌 냄새가 함께 느껴졌고, 멀리 보이는 풍경이 계속 달라져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제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멀리 솔섬이 보였습니다. 이곳은 사진으로도 많이 보는 풍경인데, 직접 걸으며 보니 더 차분하게 느껴졌습니다. 해 질 무렵에 오면 빛이 부드러워져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일부 구간이 통제되어 있었습니다. 순천만 일대는 철새 도래지라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상황이 생기면 탐방로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계획했던 길을 그대로 걷지 못하고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막상 돌아가는 길에서도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런 순간이 오히려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이 길은 단순히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풍경 때문에 계속 멈추게 되는 길이었습니다. 남편과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하면서 웃었지만, 그만큼 천천히 걷게 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걷기를 계획한다면 출발 전에 탐방로 통제 여부와 순천만습지 운영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늦은 오후에 걷기 시작한다면 해가 지기 전 이동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히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와온해변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와온해변은 언제 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곳입니다. 일몰만 보고 싶다면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고, 갯벌 생태를 보고 싶다면 물때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간조와 일몰 시간이 가까울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갯벌이 드러나 있어 생태를 볼 수 있고, 해가 낮아지면서 풍경의 색도 부드럽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바닷가라 바람이 생각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낮에는 괜찮아도 해 질 무렵에는 체감 온도가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얇은 겉옷 하나를 챙기면 훨씬 편했습니다.
데크길과 제방길은 걷기 좋지만, 조명이 많지 않은 구간도 있습니다. 일몰 이후까지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돌아가는 길과 이동 수단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걷고 난 뒤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습니다. 한참 걷고 나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그날의 여행을 조용히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바쁘게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보다, 이렇게 한 길을 오래 걷고 쉬어가는 여행도 참 좋았습니다.
순천 와온해변 방문 정보 요약
| 구분 | 상세 내용 | 방문 팁 |
|---|---|---|
| 위치 |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와온길 133 일대 | 주차장과 화장실 여부는 방문 전 확인 |
| 걷기 코스 |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 방향 걷기 코스 | 약 6km 내외로 시간 여유 있게 계획 |
| 추천 시간 | 일몰 1~2시간 전 또는 간조 시간대 | 물때에 따라 풍경이 크게 달라짐 |
| 주의 사항 | 탐방로 일부 통제 가능 | 철새 도래 시기나 AI 통제 여부 확인 |
| 준비물 | 편한 신발, 겉옷, 물, 카메라 | 해 질 무렵 바람이 차가울 수 있음 |
| 연계 코스 |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 주변 카페 | 걷기 후 카페에서 쉬어가기 좋음 |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거리로만 보면 아주 긴 코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풍경 때문에 자꾸 멈추게 되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낮에는 갯벌의 생명력을 볼 수 있고, 해 질 무렵에는 빛이 바뀌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저희 부부에게 와온해변은 단순한 일몰 명소가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순천의 좋은 산책길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