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과 가까이 사는 우리 가족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방문할 곳을 정해서 가봅니다. 평일날, 한적하게 자연을 느끼고 싶어 휴가를 내고 우리는 와온해변으로 가봅니다. 유명한 일몰 명소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와온해변은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도 갯벌의 아름다움이 있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어요. 남편과 함께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약 6km를 두 발로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이곳이 왜 남파랑길 61코스라는 번듯한 이름표를 달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1. 순천 와온해변, 단순한 일몰 명소가 아니었던 이유
일반적으로 와온해변은 일몰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낮에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갯벌에 햇살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과 저는 한참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그냥 걷다 멈추고, 또 걷다 멈추고를 반복했습니다.
와온마을은 지형이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마을 앞으로는 여자만과 순천만이 이어지는데, 이 지역은 외해의 파도 영향을 적게 받아 갯벌 생태계가 매우 잘 보전된 곳입니다.
실제로 걸으면서 보니 갯벌 위로 짱뚱어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짱뚱어는 갯벌 건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생물인데, 눈에 보일 정도로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시간에 따라서 풍경이 달라집니다. 해가 어디서 비치느냐에 따라서 갯벌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처음 느껴봤씁니다.간조 때는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만조 때는 잔잔한 바다처럼 바뀌는 모습이 같은 장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사진 찍는 장소가 아니라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와온해변에는 주차장과 화장실이 잘 갖춰져 있어 가볍게 들르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잠깐 머무르기보다는, 꼭 한 번 걸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 남파랑길 61코스,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산책
남파랑길은 부산에서 해남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해안 트레일 코스로, 그중 61코스는 와온해변에서 화포해변까지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약 6km가 이어집니다.
직접 걸어보니 이 코스는 데크길, 제방길, 그리고 일부 도로 구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초반 데크길에서는 갯벌 바로 옆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바람과 냄새, 그리고 소리까지 온전히 느껴집니다.
제방길에서는 멀리 솔섬이 보이는데, 이 지점은 사진 포인트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빛이 부드럽게 퍼지면서 풍경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방문 전 꼭 확인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순천만 일대는 철새 도래지이기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시 일부 탐방로가 통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방문했을 때도 일부 구간이 막혀 있어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 순천만습지 → 택시 → 와온해변 이동 후 걷기 추천
- 탐방 전 AI 통제 구간 여부 확인 필수
- 순천만습지 폐장 시간(18시) 고려해 일정 계획
이 코스는 단순한 걷기 길이 아니라, 풍경 때문에 계속 멈추게 되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고, 그만큼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3. 와온해변 여행 전 꼭 알아야 할 방문팁
직접 다녀오고 나서 느낀 점은, 와온해변은 언제 방문하느냐와 어떤걸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시간은 일몰 1~2시간 전입니다. 단순히 해가 지는 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햇빛이 점점 연해지고 세상의 색이 변해가는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과 보는 게 인상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물때입니다. 간조 시간에는 갯벌 생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만조 시간에는 바다처럼 변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간조와 일몰이 겹치는 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체온 관리도 중요합니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체감 온도가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얇은 겉옷은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일몰 이후에는 주변이 빠르게 어두워지기 때문에 반드시 이동거리를 체크합니다. 데크길과 제방길은 조명이 많지 않아 늦어지면 이동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걷고 난 뒤 근처 카페에 들러 여유를 즐기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희도 그날 마지막을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했는데, 그 시간이 하루를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와온해변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약 6km. 거리 자체는 길지 않지만, 풍경 때문에 계속 멈추게 되는 길이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예쁜 곳이 아니라,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