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은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주 방문한 곳입니다. 아들이 둘이다 보니 비행기나 로켓, 헬기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천에 있는 항공우주 박물관과 항공우주 과학관을 여러 번 방문하게 됩니다.
두 곳의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도 하고, 처음에는 같은 곳인가 합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체험을 하거나 전시해 놓은 콘셉트도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는 갈 때 두 곳을 당연히 같이 둘러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와 지금 어느 정도 커서 이곳을 방문할 때 느끼는 부분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재밌는 여행지입니다.
1. 맑은 날 가면 더 좋은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저는 이 곳을 갈 때 꼭 날씨를 확인하고, 날씨가 맑은 날 골라서 갑니다. 항공우주박물관의 재미가 실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실외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매표소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 위에 비행기와 전투기, 헬기, 전차, 장갑차 등이 실제 크기로 쭉 전시되어 있습니다.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 위로 실제 항공기들이 놓여있는 모습이 날씨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직접 가까이 다가가 보고 항공기 내부도 살펴볼 수 있어서 아이들과 천천히 구경하면서 걷는 재미가 있지요.
아이들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비행기의 실제 크기를 보고 둘이 동시에 "우와!"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때는 하나하나 올라가 보기도 하고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청소년이 되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신나서 뛰어다니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비행기 앞에 서서 "엄마, 이거랑 사진 좀 찍어줘요."라고 합니다. 특히 큰아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이 대통령 전용기였습니다. 어릴 때 꿈이 대통령이었다면서 이 비행기는 지금도 관심을 보입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침대로 있고 실제 전용기처럼 꾸며진 공간을 살펴볼 수 있어서 일반 비행기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2. 비행 원리부터 6.25 전쟁까지, 천천히 보면 더 좋은 곳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단순하게 비행기를 좋아해서 방문을 했지만 몇 번 다니니 이곳은 교육적으로 활용할 내용도 많았습니다. 비행기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 날개와 공기의 흐름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 비행 물체의 원리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다면 대충 보기 보다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면 좋습니다. 항공우주박물관 안에는 자유수호관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6.25 전쟁 관련 자료와 당시 사용했던 유품도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전시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쟁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하고 우리가 지금 편하게 생활할 수 있기까지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국가 유공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교과서에서 6.25르 봤을 텐데 아마도 이렇게 전시되어 있는 유품과 사진들을 함께 보니 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북한군 오토바이 부대가 타고 내려왔다는 오토바이였습니다. 생김새가 오토바이와 조금 다른 특이한 모습이었는데 아이도 신기했는지 " 엄마, 저거 한번 타보고 싶다."는 말을 하더군요.
북한에서 사용한 여러가지 물품도 함께 보니 아이들이 꽤 신기해했습니다. 비행기를 보러 왔지만 자연스럽게 역사도 이야기하는 부분이 의미가 있습니다.
3. 우주 체험은 항공우주과학관, 마무리는 든든한 감자탕으로
항공우주박물관을 둘러보면 바로 옆 사천항공우주과학관으로 갑니다. 우리가족에게는 익숙한 곳이지만 이곳에 갈 때마다 저에게는 공항을 가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여행을 떠나듯이 꾸며놨고, 천장에는 여러 행성 모형도 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태양계들을 이 천장을 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저게 토성이네." "저건 목성이네"라고 서로 맞춰봅니다.
과학관은 항공과 우주의 원리를 살펴보는 전시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엑티비티가 많습니다. 별도의 체험료가 당연히 있지만 아이들이 한 번씩 타보기 때문에 인기가 많고 줄이 있습니다. 우리 둘째가 특히 좋아하는 활동은 역시 VR 체험입니다. 남도 쪽에는 수도권에 비해서 규모가 있는 과학관이 많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규모로 항공과 우주에 대한 전시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사천의 항공우주과학관은 의미 있는 곳입니다. 특히 초등학생은 물론 어느 정도의 큰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의 시간이 됩니다. 두 곳을 여유 있게 보고 나면 생각보다 배가 고픕니다. 우리는 관람을 다 마치고 차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감자탕집으로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곳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주차장이 넓어서 편했습니다. 감자탕 고기는 부드럽게 잘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볶음밥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바닥에 살짝 눌어붙게 해서 김치랑 먹으니 고소해서 포식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돈가스를 먹었는데 고기가 제법 통통하고 두께가 있어서 씹는 식감도 괜찮습니다. 여행의 마무리로 좋은 선택입니다.
사천 항공우주박물관과 항공우주과학관은 저희 가족에게 새로운 여행지는 아닙니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여러 번 찾았고 이제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익숙합니다. 그래도 같은 장소를 다시 찾을 때마다 아이들이 보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커다란 비행기를 보고 좋아했다면 지금은 비행기의 원리를 읽어보고 전쟁의 유물을 보면서 질문도 합니다. 실제 비행기와 항공 역사를 알고 싶다면 항공우주박물관을, 직접체험하면서 우주와 과학을 접하고 싶다면 항공우주 과학관이 좋습니다. 같이 방문해서 한꺼번에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