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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여행 2편, 경동성당에서 옥단이길까지 걸어본 원도심 역사 여행

by ssjgfamily 2026. 8. 4.

목포 여행 1편에서는 근대역사관을 중심으로 목포 원도심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을 둘러봤습니다. 이번 목포 여행 2편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장소를 걸어보면서 목포의 분위기를 걸어봤습니다.

오랜 시간을 품고 있는 목포 경동성당을 방문한 뒤, 목원동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옥단이길을 걸었습니다. 목포는 화려한 관광지는 당연히 아니지만 목포사람들이 살아온 역사를 느낄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목포여행 1편 뚜벅이 여행 근대역사관 1,2 다시보기

1.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경동성당

이번 목포 여행에서는 숙소를 목포국제여객선터미널 근처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관광지와 가까웠지만, 경동성당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점도 숙소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지요. 

골목을 따라 걷다가 만난 경동성당은 진한 회색의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새로 지은 건물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오래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지요. 화려하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조용히 견뎌온 건물처럼 보였지요.

목포 경동성당은 아일랜드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의 지원을 받아 1954년에 설립됐습니다. 현재 목포 지역에 남아 있는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도 이 곳은 의미가 깊은 장소입니다. 경동성당은 레지오 마리애의 한국 발상지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1953년 5월 31일 '죄인의 의탁'쁘레시디움을 창립하면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단원들은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며 선교 활동을 펼쳤습니다. 1957년에는 '천신의 모후'와 '인자하신 동정녀'를 잇따라 창단해 학생 중심의 활동도 이어갔습니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유치원을 설립했습니다. 종교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복지와 교육 사업에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곳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성당 앞에는 레지오 마리애 도입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개의 꽃 화분이 놓여 있어 오래된 회색 건물에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경동성당은 대한민국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역사적 가치도 당연히 높은 장소입니다. 건물의 외관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으니 목포가 지나온 세월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입구에는 성모님과 예수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저도 천주교는 아니지만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성당 주변에서는 경동성당의 주보성인인 성 골롬반과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동상도 볼 수 있었지요. 근데 아이들이 동상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엄마, 누구야?"

저도 바로 알지 못해 그 자리에서 함께 찾아봤습니다. 여행지에서 아이들의 질문을 따라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가족 여행의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전은 건물 2층에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성당 특유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창을 통과한 햇빛이 성전 안으로 들어와 내부가 한층 밝아 보였습니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아담하고 아늑했습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 조용히 내부를 바라보니 바깥 골목을 걸을 때와는 마음의 속도가 달라짐을 느꼈습니다.

내부에도 약간의 미세균열들이 좀 보여서 조금 당황했으나,역사적으로 알아보니 경동성당은 1966년 3월 지반 침하로 건물에 균열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후 전면부를 완전히 해체한 뒤 현재의 모습으로 개편해서 일부 모습은 달라진거라고 하더군요.

제가 방문했을 때 확인한 평일 미사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였습니다. 미사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방문 전 성당의 공식 안내나 전화 문의를 통해 시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그 때 한번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옥단이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목포 옥단이길

경동성당을 둘러본 뒤에는 목포역에서 시작되는 옥단이길로 향했습니다. 여러 블로그를 찾아보면 여행 후기에서 목포 원도심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길이라는 평을 보고, 처음에는 가볍게 한번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출발했습니다.

옥단이길은 목포역을 시작으로 유달산 자락의 목원동 일대 골목길을 연결한 문화관광 탐방로입니다. 전체 길이는 약 4.6km이며, 목포 원도심의 주요 역사·문화 장소 20여 곳을 이어 놓은 곳입니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 시기를 살아온 목포 사람들의 애환이 남아 있는 골목을 걸으면서 목포의 역사와 문학적 이야기를 함께 만날 수 있는 도보 여행 코스로 유명하지요.

옥단이길이라는 이름은 193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유달산 아랫마을에서 살았던 실존 인물 옥단이에게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가족도 집도 없었던 옥단이는 동네의 궂은일과 허드렛일을 도우며 살아갔습니다. 물지게로 물을 길어다 주면서 생계를 이어갔고, 놀림을 받는 상황에서도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가난한 이웃들과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옥단이의 삶은 목포 출신 극작가 차범석이 희곡으로 발표하면서 문학적 인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목포시는 옥단이가 실제로 물지게를 지고 오르내렸던 목원동 골목길에 이야기를 더해 현재의 탐방로를 조성해서 관광객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옥단이길은 직접가보니 단순한 벽화 골목이 아니라 목포 원도심의 근현대 역사와 문학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문학기행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옥단이 조형물이 있는 만인계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형물 옆에는 옥단이가 물을 길었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우물이 예쁘게 만들어져 있어서 느낌이 색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만인계터가 무엇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내 내용을 살펴보니 만인계는 1897년 목포 개항 이후 성행했던 일종의 복권계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표를 판매하고 추첨한 뒤 당첨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의 복권과 비슷한 문화가 과거 목포 원도심에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옥단이길은 평평한 산책로만 이어지는 코스는 아니었습니다. 걷는 내내 아이들이 "엄마, 언제까지 걸어야돼?" 라는 말을 자주했거든요.  왜냐면 유달산 자락의 오래된 동네를 따라 걷기 때문에 골목이 좁고 중간중간 오르막길도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천천히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계속해서 오르막길이 나오니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편한 신발을 신고 가지 않았다면 걷기가 부담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옥단이 이야기를 하면서 옥단이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이라 흥미진진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은 곳은 벽화가 이어지는 골목이었습니다. 돌고래와 인어를 그린 그림들이 오래된 담장과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서 예뻤습니다. 골목마다 그림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 눈이 즐거웠습니다. 오래된 집과 담장만 있었다면 다소 무거워 보였을 골목에 알록달록한 그림이 더해져 밝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마음에 드는 벽화를 발견할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르막에서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새로운 그림이 나타나면 다시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3. 목표여행 2편, 목포의 역사와 사람 이야기를 함께 만난 여행

경동성당과 옥단이길은 분위기는 다르지만 목포 원도심의 시간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었지요.

경동성당에서는 종교와 교육, 복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를 지켜온 역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옥단이길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나 큰 사건보다는 목포 골목에서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 걸었습니다.

조용히 둘러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면 경동성당이 잘 맞습니다. 아이들과 골목을 탐험하고 사진도 찍으며 걸어보고 싶다면 옥단이길을 함께 둘러보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목포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을 고른다면 저는 옥단이길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걸을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옥단이라는 한 사람의 삶을 따라 골목을 걸었다는 경험이 오래 남았습니다.

처음에 목포를 가볍게 들리는 여행지라고 생각했는데 뚜벅이 여행을 막상 해보니 목포여행은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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