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캠핑을 자주 다녔습니다. 사실 저는 임신했을 때부터 캠핑장을 다녔기 때문에, 생각해 보면 정말 여러 캠핑장을 다녀본 편입니다. 주말이면 짐을 챙기고, 아이들 옷과 먹을거리, 캠핑 장비까지 차에 가득 싣고 떠나는 일이 저희 가족에게는 꽤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캠핑의 낭만은 분명히 있습니다. 텐트 안에서 맞이하는 아침 공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모습, 저녁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밥을 먹는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지요.
벌레가 많거나, 샤워장이 좁거나, 뜨거운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이런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구례 호호당 캠핑장에 처음 갔을 때는 조금 달랐습니다. 캠핑장인데도 불구하고 공간이 참 예쁘고 깨끗해서, 처음에는 약간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희 가족이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자주 다녔던 구례 호호당 캠핑장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캠핑장 화장실과 샤워장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느꼈던 곳
캠핑장을 다니다 보면 자연 풍경이나 사이트 크기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갈 때는 화장실과 샤워장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른들끼리라면 조금 불편해도 참고 지낼 수 있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씻기고 챙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공용 샤워장에서 단체로 씻어야 하는 분위기도 부담스럽고, 바닥이 지저분하거나 물이 차가우면 캠핑의 즐거움보다 피로감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호호당 캠핑장은 이 부분에서 처음부터 인상이 강했습니다. 이곳은 폐교를 활용해 만든 캠핑장인데, 캠핑장 사장님이 화가이셔서 그런지 공간 곳곳에 특별한 미적 감각이 느껴집니다. 특히 화장실과 샤워장은 제가 그동안 다녔던 캠핑장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흔히 캠핑장 화장실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호호당은 오히려 호텔 화장실처럼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캠핑장 화장실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개인 부스가 있어서 샤워할 때도 훨씬 편했고, 씻고 나오는 기분이 마치 온천에 다녀온 것처럼 개운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청결함이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매일 아침은 물론이고 중간중간에도 수시로 청소를 하셨습니다. 캠핑장은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라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금방 티가 나는데, 호호당은 늘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정말 큰 매력이었습니다.
2.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놀고, 어른들도 조용히 쉬기 좋았던 분위기
저희 가족은 호호당 캠핑장에 갈 때 주로 금요일 오후 늦게 출발해서 일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많이 다녔습니다. 금요일에 아이들 챙기고 짐 싣고 출발하면 조금 정신없긴 했지만, 캠핑장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아이들도 익숙한 곳에 온 것처럼 금방 뛰어놀기 시작했고, 저희 부부도 그제야 금요일 저녁에 불을 피우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호호당 캠핑장은 다른 캠핑장에 비해 분위기가 조용한 편입니다. 대그룹 손님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늘 차분했고, 자주 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캠핑장마다 분위기가 참 다른데, 어떤 곳은 밤늦게까지 시끄럽거나 아이들 재우기가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호호당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라 아이들과 함께 쉬기에도 좋았습니다.
캠핑장 곳곳에는 해먹이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잠시 누워 쉬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특별한 장난감이 없어도 자연 속에서는 참 잘 놉니다. 해먹에 누워 흔들거리기도 하고, 캠핑장 안을 오가며 자기들만의 놀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그 모습을 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호호당 안에 있는 카페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내부에는 사장님의 작품들이 놓여 있어서, 단순한 캠핑장 카페라기보다는 작은 전시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캠핑장 안에서 이런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조금 색달랐습니다. 사장님도 굉장히 친절하셨고, 가끔 커피를 주시기도 했는데 그 커피가 참 맛있었습니다. 지금도 호호당을 떠올리면 그 조용한 분위기와 커피 향이 함께 생각납니다.
3. 계절마다 다른 추억을 만들어준 구례 호호당 캠핑장
호호당 캠핑장은 계절마다 다른 추억을 만들어준 곳이기도 합니다. 캠핑장 뒤쪽에는 산이 있어서 밤이 나는 계절에는 아이들과 걸어가며 밤을 줍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주운 밤을 캠핑장에서 구워 먹으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습니다. 마트에서 사 먹는 밤과는 다르게, 직접 줍고 구워 먹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체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밤송이를 잘 못 밟아서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또한 재미있는 추억입니다.
여름에 방문했을 때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습니다. 더운 날에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수영장을 만들어주셨는데, 물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었습니다. 호호당은 사장님께서 쉬는 시간마다 물 위에 쌓인 낙엽을 정리해 주셔서 물이 깨끗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여름이면 그 수영장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물놀이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는 해먹에 누워 쉬고, 다시 뛰어가서 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화려한 놀이시설이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편하게 놀고 어른들도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점이 호호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캠핑을 오래 다니다 보면 결국 기억에 남는 곳은 시설이 가장 크고 화려한 곳이 아니라, 가족이 편안하게 머물렀던 곳인 것 같습니다. 호호당은 저희 가족에게 그런 캠핑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금요일 오후마다 떠나던 길, 도착해서 텐트를 치던 시간, 아침에 일어나 캠핑장 안을 천천히 걷던 기억들이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요즘은 제가 하동에 집을 지어서 예전처럼 캠핑장을 자주 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호호당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 그립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짐도 많고 챙길 것도 많아서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과정이 가족의 추억이었습니다. 호호당은 그런 추억을 많이 남겨준 장소입니다.
[방문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
구례 호호당 캠핑장은 조용한 분위기의 캠핑장을 찾는 가족에게 잘 맞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규모로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캠핑보다는, 가족끼리 차분하게 쉬고 싶은 분들에게 더 어울립니다. 특히 공용 화장실이나 샤워장 때문에 캠핑을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이곳의 깨끗한 시설이 꽤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용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인 만큼, 여러 가족이 함께 큰 모임처럼 방문하기보다는 가족 단위로 조용히 쉬어가는 일정에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방문 전에는 예약 가능 여부와 입실 시간, 사이트 위치, 주차 동선 등을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화장실이나 개수대와 가까운 자리인지 확인해 두면 조금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례와 하동은 서로 가까운 편이라 호호당 캠핑장을 중심으로 구례 여행이나 하동 나들이를 함께 계획하기에도 좋습니다. 구례 산동 쪽을 둘러보거나, 하동 섬진강 주변으로 이동해 카페나 맛집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도 괜찮습니다. 저희 가족도 캠핑만 하고 오기보다는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며 주말을 보내곤 했습니다.
구례나 하동 근처에서 아이와 함께 조용히 쉬어갈 캠핑장을 찾는다면 호호당 캠핑장은 한 번쯤 살펴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하고 큰 캠핑장을 찾는 분보다는, 가족끼리 편안하게 쉬고 싶은 분들에게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주 가지 못하지만, 다시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한 번쯤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캠핑장입니다.
